'증상 → 약물' 이렇게 대응하면 10중 8패입니다.
소변불리 환자를 봤는데.. 가장 적합도가 높은 처방을 골랐더니... 그 처방에 출이 있다.
(월비가출탕, 이중탕, 영계출감탕, 감초부자탕 등등...)
그러면 땡큐죠... 그럴 때는 적합도가 올라갑니다.
하지만,
'가슴에서 체하는 것 같으면 → 귤피'
'소화불량이나 스트레스에 의해서 가슴 답답함이 심해지면 → 지실'
'소변불리 → 출'
'피수皮水가 보이면 → 황기'
이런 게 아닙니다. 이렇게 접근하면 10전 8패입니다.
하나의 단서나 경향성에 집착하면 안되고, 환자의 모든 챠트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처방을 찾는 것입니다.
맥증脈證, 복진, 형색성정 모두를 고려해서 가장 적합도가 높은 처방.
하지만 그 처방을 찾기 위해서는 藥證을 알고 있어야 하죠.
그래서 숙련자들은 전체의 방증을 보려고 노력하는데,
초심자들은 항상.. 어디서 주워들은 수준낮은 팁으로 처방을 선정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죠.
예를 들어 백호탕증을 아는 사람은 백호탕증을 보고 처방을 찾아가는데,
백호탕증을 모르면.. 낮은 수준의 팁들..
자다가 목이 말라서 깬다.. 입이 잘 마른다.. 밥을 먹을 때 항상 국이 있어야 한다...
이런 수준 낮은 팁에 꽂혀서 백호탕인가? 이런 10중 8패의 사고 루트를 따라가게 되는 것이죠..
그러니까.. 내가 이 사람을 백호탕의 적합도가 가장 높다고 판단했으면...
그 때는 비로소 "저는 밥을 먹을 때 꼭 국이 있어야 해요." 이런 말이 의미가 있고 적합도가 올라가는 것이죠.
근데 그 반대로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이 사람이 신맛을 유난히 좋아한다.. 그렇다고 해서 기작계주탕(황기작약계지고주탕) 이걸 떠올리면 안됩니다. 그냥 신맛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 거죠.
근데 내가 이 사람에게 기작계주탕을 주려고 생각을 하고, 추가로 물어봤어요.
환자분. 혹시 신 것 좋아하세요?
그랬는데, 환자가.. 원장님 어떻게 아셨어요? 저는 매일 식초를 먹어야 살아요..
그러면 땡큐인 것이죠...
근데 .. 초심자들은 방증은 잘 모르니까... 이런 인상적인 에피소드만 머리에 꽂히는 거예요....
하지만 이런 건 중요한 게 아닙니다.
내가 기작계주탕을 주려고 했다면, 이분이 "저는 신 것 안 좋아해요.." 해도 그게 적합도가 높으면 주는 거예요.
환자분. 나으려면 코 막고 먹으세요. 약은 맛으로 먹는 게 아니예요.
예를 들어 이런 에피소드들...
황련증이 맞는 사람은 황련을 12g을 써도 쓰다고 안 하더라.
근데 이런 것도 중요한 게 아니에요.
쓴 걸 드럽게 못 먹어도, 방이 맞으면 들어갑니다.
코를 막고 먹든, 5번에 나눠먹든 소함흉탕증이면 그걸 먹어야 하는 거예요.
근데 황련제가 적방으로 보이는 환자가 황련을 24g 넣었는데,
원장님. 맛있어요. 저는 원래 쓴 걸 좋아해요. 단 것 못 먹어요. 그러면 땡큐죠.
그런갑다.. 하면 되는데, 이런 게 재밌고 어디 가서 이야기하기 좋잖아요.
그러면 또 이런 에피소드들은 기억에 잘 남아요.
방증(물증)이 먼저이고, 경향성이나 팁(심증)은 그냥 추가로 있으면 좋고, 없으면 말고.
물증이 없는데, 심증만 가지고 설레발 치면 10중 8패라는 것이죠.
물증이 있는데, 심증까지 나오면 땡큐죠.
글 : ☞ 키다리원장님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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