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고전읽기 삼국유사 첫 시간에 한양대 고운기 교수님이 나왔는데요, 이분이 젊었을 때 삼국유사를 만나고 이런 생각을 했답니다.
“나는 삼국유사 이 책 한권으로 유명해지겠다.”
멋있죠? 유명해지는 것이 목표였겠습니까. 그것이 아니라 원대한 서원(誓願)을 세운 것이죠. 그 목표를 달성하든 못하든 서원을 세우고 그것에 매진하는 삶은 아름답습니다. 석사 논문을 작성할 때부터 지금까지 27년 동안 <삼국유사>를 연구하고 계시군요.
장티푸스의 3가지 특징은 상대적 서맥(relative bradycardia), 장미진(rose spot), 비장종대(splenomegaly)입니다.
최근에 제가 몰입한 주제는 상대적 서맥(relative bradycardia)입니다. 체온이 올라가면 맥박수가 그에 걸맞게 증가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죠.
“일반적으로 열이 있으면 맥박수도 그에 비례하여 빨라지게 마련이지만 장티푸스의 경우는 환자가 고열이 있는데 비하여 맥박수는 빠르지 않은 특징이 있다.”
장티푸스를 포함한 몇몇 감염증은 물론 비감염증 상황(염증, 악성종양)에서도 나타납니다.
서양의학에서도 몇 가지 추측은 있지만 왜 그런지 원인미상입니다.*)
상한론에도 상대적 서맥에 대한 기술이 나와있습니다. 누구나 이 조문을 읽으면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체온이 높고 조열(潮熱)까지 생기는데 왜 맥이 느리지? 하지만 역대의 어떤 주석서에서도 만족할만한 답을 찾을 수는 없습니다.
陽明病, 脈遲, 雖汗出, 不惡寒者, 其身必重, 短氣, 腹滿而喘, 有潮熱, 手足濈然汗出者, 大承氣湯主之.[208]⑮
양명병으로 맥이 느리고, 땀이 나지만 오한은 없고, 환자의 몸은 반드시 무겁고 숨이 짧고 배가 그득하고 숨을 헐떡인다. 조열(潮熱)이 있고 손발에 축축하게 땀이 나면 대승기탕으로 다스린다.
몰입을 하면 언젠가는 답이 나오는데요, 제가 사용하는 기혈수론(氣血水論)의 용어로 간략하게 기술해 보겠습니다.
상대적 서맥의 원인은 리수분(裏水分)의 압력증가가 리혈분(裏血分)의 순환장애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파이프(血分)가 막히니까 속발적으로 펌프(心臟)의 동작에 장애를 일으킨 것이다. 표위(表位)에서 대청룡탕증에 상응하는 사태가 리위(裏位)에서 일어난 것이다. 체온이 올라가면 대사량이 증가하는데, 고열에서 상대적 서맥이 나타나면 혈액의 순환량이 부족하여 인체의 대사를 감당하지 못한다. 따라서 쇠약감(身重)은 물론 뇌의 대사를 감당하지 못하여 섬망, 혼수가 나타나는 위중한 증상이 된다. 이것을 리혈분(裏血分)과 리수분(裏水分)을 소통시키는 대승기탕으로 극복하려고 시도한 것이다. 하지만 반생반사(半生半死). 감염성 질환이 아니라 염증 및 암 등의 소모성 질환에서도 발열 시 상대적 서맥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것은 어혈(瘀血)로 인한 혈분(血分)의 순환장애 때문이다. 역시 위독한 증상이고 예후가 좋지 않음을 예상할 수 있다.
*) Relative bradycardia in infectious diseases is a poorly defined term. No exact and useful definition exists and the underlying mechanisms are unknown.
http://www.ncbi.nlm.nih.gov/pubmed/8945708
다음 내용도 역시 단편적인 설명일 뿐입니다.
http://wiki.answers.com/Q/Why_typhoid_fever_have_relative_bradycar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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