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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이야기

배농탕 – 만성 중이염 축농증 비염 다래끼 (광주 순천 여수 광양 아이앤맘한의원)

by 아이앤맘한의원 2026. 7. 29.

아이앤맘한의원 블로그의 모든 글은 광고대행업체나 직원이 아닌 김진상 원장 본인이 직접 작성하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아이앤맘(아이&맘) 한의원 ☞김진상 원장입니다.
오늘도 자주 사용되는 중요한 처방에 대해서 그동안 제가 경험한 내용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배농탕은 누렇고 진득한 분비물을 보이는 각종 화농성 질환에 사용하는 처방입니다. 제 임상에서는 만성 중이염, 만성 축농증, 만성 비염, 다래끼(맥립종), 아토피에 가장 많은 증례가 있습니다.

특히 대부분의 만성 중이염은 고막배액관 수술 없이 한약만으로도 잘 치료가 됩니다. 혹은 수술 후에도 계속 귀에서 고름이 나오면서 중이염이 반복되고 지속되는 경우에도 한약 치료를 통해서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습니다. 그 원리는 아래 내용을 쭉 살펴보면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 5세 6개월 남아, 수술을 권유받고 부산에서 내원한 만성 삼출성 중이염 및 축농증 한약치료 사례 (서로이웃 공개)
☞ 60세 남성, 만성 중이염 수술 후에도 3년째 귀에서 진물이 나오는 증상(이루) 한약 치료 사례 (서로이웃 공개)

배농탕이 적응하는 사람의 유형은 체격이나 체력이 중등도 이하일 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상당히 마른 체형입니다. 이런 사람이 축농증 중이염 다래끼 등 만성적인 화농성 질환에 시달린다면 질환이나 부위에 상관없이 배농탕이 1선택이 됩니다.

중이염뿐만 아니라 만성 축농증이나 비후성 비염을 치료할 때도 위와 같은 신체조건을 만족하는 경우라면 배농탕이 1선택이 되구요, 기침이나 천식의 경우에도 누런 가래 때문에 기침과 호흡 곤란을 유발한다면 배농탕을 사용합니다.

피부질환의 경우도 배농탕이 적응하는 피부질환은 특유의 독특한 느낌이 있습니다. 농가진에 준하는 마치 피부가 썩어들어가는 느낌의 경우에 적합합니다.

☞ 2세 6개월 여아, 중증의 아토피 한약치료 사례 (서로이웃 공개)

아이들 중에 유독 다래끼가 계속 반복해서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도 부모 입장에서는 굉장히 괴롭습니다. 매번 항생제를 먹는 것도 지겹고, 안과에서 아이를 억지로 잡고 짜는 것도 굉장히 아프고 아이나 보호자나 매우 힘듭니다. 이런 경우도 몸 상태에 맞는 한약을 복용하면 다래끼가 생기는 일이 완전히 없어지거나 재발율이 급격이 떨어집니다.

항생제에 반응하지 않는 만성적인 치주염에도 효과를 본 경험이 있는데, 다른 책에도 그런 사용법이 언급이 되더군요. 덕분에 환자분은 발치를 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배농탕에서 가장 중요한 약재는 역시 도라지, 즉 길경(桔梗)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현대적인 연구에서도 “길경이 대식세포와 백혈구의 활성을 높여 병원체와 괴사조직 탐식을 돕고, 이후 과도한 염증을 제어함으로써 화농성 질환을 치료한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연구 논문들은 세포실험(In vitro) 및 동물실험(In vivo) 수준에서 풍부하게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런 약리적인 연구들은 이미 전통적으로 알려진 효능을 재확인하는 ”동어반복”에 가깝습니다. 그냥 “구색 맞추기”일뿐 임상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의 임상에서 중요한 것은 고방(古方)에서 길경이 포함된 다른 처방과의 감별과 고방에서 해결되지 않을 때 어떤 후세방으로 확장해서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느냐가 되겠죠.

고방에서 길경이 포함된 대표적인 처방을 추려보면 길경탕, 배농탕, 배농산, 길경백산 정도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길경탕은 주로 목구멍이 아픈 인통(咽痛)에 사용하는데요, 일반적인 인통이 아닌 화농성 염증을 동반할 때 효과적입니다. 길익남애(吉益南涯)의 기혈수 약징에 나온 내용을 참고하면 향후 처방의 적용 범위를 늘릴 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모든 종통(붓고 아픈 것)이 상부에 있는 자는 종농(곪아서 고름이 생긴 것)이 형성되지 않았어도 사용하면 반드시 효과가 있다. 종창(腫瘡)의 류에는 반드시 사용한다. (기혈수약징)


그 다음 중요한 것은 배농산인데요, 지난 번 ☞지실작약산에 대한 글에서 지실작약산이 옹농(癰膿; 옹종이 곪은 것)을 치료한다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길경과 더불어 지실, 작약이 배오되면 화농성 질환의 경우에도 염증 초기의 '단단하게 뭉치면서 통증이 느껴지는 단계'에 더 적합합니다.

예를 들어 다래끼의 경우 초기에는 딱딱하게 굳어지면서 아프잖아요. 그럴 때는 배농산이 더 적합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곪고 농이 차고 말랑말랑해지면서 파동성(fluctuance)이 느껴지는 시기에는 배농탕이 더 적합합니다.
파동성이 느껴진다는 것은 단순 염증 시기를 지나 내부에 배농이 가능한 액체 상태의 고름(abscess)이 형성되었음을 의미하고 이때가 I&D(Incision and Drainage, 절개 및 배농)를 시행할 수 있는 시기입니다.

√ 일반 화농증의 治方으로 그 적응증에 관한 조문은 없으나 후세의 연구 결과, 배농산은 화농증의 초기로 후세방으로 말하면 탁리소독음에 속하고 배농탕은 화농기로 후세방의 천금내탁산 정도에 해당한다. (권순종)

√ 화농성 염증이 심한 시기에 종양이 단단하게 긴장하여 심한 통증을 느낄 때에 이용하는 것이 배농산이며, 극히 초기나 배농이 시작된 후의 종양에는 배농탕을 사용한다. 화농의 범위를 피부화농증에 국한하지 않고, 축농증, 맥립종, 외이염이나 치주염 등에도 응용할 수 있다. (한방212방의 사용법)

하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이 두 가지의 상태가 겹쳐있거나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배농산(排膿散)과 배농탕(排膿湯)을 합방해서 배농산급탕(排膿散及湯)을 사용하면 됩니다. 배농산급탕은 일반적으로 길익동동(吉益東洞)의 창방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용이 간편하고 효과가 좋기 때문에 과립제 등으로도 개발되어 있습니다.
"곪기 시작하여 단단하게 부어오르고 아픈 단계(초기)"부터 "이미 곪아서 고름이 배출되는 단계(중기·후기)"까지 화농성 질환 전반에 두루 쓸 수 있는 편리한 복합제제라고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제 아이들에게 다래끼가 생겼을 때 배농탕이나 배농산급탕을 복용시켜 보면, 초반에 딱딱하게 올라왔던 다래끼가 며칠 만에 완전히 가라앉는 경우가 100%였습니다. 한 번도 항생제가 필요한 적은 없었습니다.
만약 염증이 깔끔하게 가라앉지 못하고 어설프게 굳어진 채 질질 끌 때 배농탕이나 배농산급탕을 쓰게 되면, 화농 반응이 시원하게 진행되면서 파동성(fluctuance)이 형성되고 깔끔하게 배농되는 경과로 넘어가게 되겠죠.

√ 배농산급탕은 화농 상태이면 대상과 시기에 별로 구애받지 않고 적용이 가능하고 또한 자주 뛰어난 효과가 나타난다. 본 처방은 화농을 재빨리 스스로 물러 터지게 하든가, 기세를 꺽어 흡수시키든가 두 가지 중의 어느 쪽의 경과를 거치게 된다. 경험으로는 항생물질과 항생제를 병용하면 자체 소멸이나 흡수 어느 쪽도 질질끈다는 인상을 가지고 있다. 이런 경우에는 본 처방 단독으로 사용하는 편이 신속하게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 같다. 환부를 압박해서는 안된다고 지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양한방 병용처방매뉴얼)


화농성 질환은 이처럼 초기 - 중기 - 후기의 시기와 단계(병기)의 관점을 가지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방에서 배농산과 배농탕, 배농산급탕으로 이를 다뤘다면, 후세방(後世方)에서는 이 병기를 더욱 정교하게 나눠서 외과(外科)의 처방 체계로 정립했습니다.

초기는 염증 부위가 단단하게 부어오르고(cellulitis 단계), 붉고 뜨거우며 아프지만 아직 고름은 형성되지 않은 단계입니다. 청열해독(淸熱解毒)과 소종(消腫)이 필요한 시기로, 이때 사용하는 대표적인 처방은 선방활명음(仙方活命飮)이 있습니다. 양방의 소염항생제가 잘 듣는 영역입니다.

백지 금은화 진피 적작약 패모 감초
방풍     당귀미 과루근  
      유향    
      몰약    
      천산갑    
      조각자    



중기(초) 단계는 염증이 소멸되지 않고 점차 중심부가 곪아 들어가며, 딱딱함과 파동성의 중간 단계에 들어서는 시기입니다. 이때 정기(正氣)가 약하면 염증이 터지지도 않고 내부에서 지루하게 끌게 됩니다. 이때는 기혈(氣血)을 보해 내부에서 밖으로 밀어내어(托裏), 빠르게 곪아서 터지도록 유도합니다. 고방의 배농산에 해당하며 대표적인 후세 처방은 탁리소독음(托裏消毒飮)이 있습니다.

백지 금은화 길경 당귀 황기
방풍   진피 천궁 과루근
    후박 천산갑  
      조각자  



중기(후) 단계는 완연히 곪아 내부에 고름이 가득 차고 손으로 만지면 출렁거리는 파동성이 명확히 느껴지는 단계입니다. 이때는 조직 내 쌓인 고름을 원활히 배출시키고, 국소 부위의 허혈 상태를 개선하여 빠르게 농을 터뜨리거나 배출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고방의 배농탕(排膿湯) 영역이고 후세방으로는 천금내탁산(千金內托散)이 있습니다.

백지 육계 길경 당귀 황기
방풍   후박 천궁 인삼
    (목향) (작약) 감초


체력과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은 이런 정상적인 면역 반응 자체가 잘 진행이 안되는 것이죠. 왜 배농탕이나 천금내탁산이 일반적으로 마르고 체력이 떨어진 사람에게 효과적인지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후기의 허증 단계는 양방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인데요, 고름은 배출되었으나(I&D 후 혹은 자연 배농 후), 면역력과 체력이 떨어진 허약한 환자의 경우 상처 부위가 메꿔지지 않고 진물이 계속 흘러나오며 조직 회복이 더딘 단계입니다. 이때는 화농 경과로 손상된 기혈(氣血)을 대보(大補)하여 면역력을 높이고, 대식세포와 섬유아세포의 재생을 촉진하여 새살이 차오르게 해야 합니다. 한의학의 보약(補藥)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단계로서 대표적으로 내보황기탕(內補黃芪湯)을 들 수 있겠습니다.

육계 황기 당귀 원지 복령 맥문동
  인삼 천궁      
  감초 작약      


쉽게 예를 들어서 십전대보탕이나 흔히 말하는 보약이 꼭 필요한 경우입니다. 
면역력이 떨어지고 허약한 환자의 경우는 병(病)만 보고 있으면 치료가 안됩니다. 보약(補藥)으로 면역력과 체력을 증진시키고 몸을 살려야 비로소 병(病)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 소아 반복성 중이염에 대한 십전대보탕의 효과-제31회 일본 이비인후과 한방연구회 학술집회

배농탕으로 중이염이나 축농증을 치료하다보면 치료 중간 어느 시기에 누런 화농성 콧물이나 분비물이 갑자기 펑펑 배출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놀라면 안되구요, 미리 보호자에게 고지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화농성 분비물이 배출되는 시기에 환자의 상태를 보면 컨디션이 좋고 양호합니다. 그렇다면 지금 면역계가 활성화되면서 비로소 탁리(托裏)와 배농(排膿) 단계가 진행이 되고 있는 것이지요. 염증이 터지지도 않고 내부에서 지루하게 끌다가 비로소 치유의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니 계속 밀고 나가면 됩니다. 이럴 때 한약의 힘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치험례의 경과를 살펴보시면 되겠습니다.

☞ 5세 남아, 중이염 수술과 항생제를 복용해도 귀에서 계속 고름이 나오는 만성 화농성 중이염 치료 사례 (서로이웃 공개)

길경백산은 파두가 포함된 처방으로 원방으로는 사용이 쉽지 않습니다만, 중증이 아닌 경우는 파두를 빼고 길경과 패모만 사용해도 화농성 호흡기 질환에 효과가 좋습니다. 환제로 만들어서 간편하게 사용하셔도 됩니다.

√ 폐옹(肺癰)에 길경백산 처방을 사용할 시기는 중요하며 기침과 호흡곤란 때문에 흉중 깊숙한 곳이 아프고 황색의 농담(膿痰)이 나와 숨 쉴 때 냄새가 나는 듯한 시기가 그때이다. 헤매지 말고 이 처방을 주어 흉중에 모인 독(毒)을 일소하고 병의 뿌리까지 제거해야 한다. (등평건, 유취방광의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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