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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계지감초탕(桂枝甘草湯)에서 시작해 보겠습니다. 이 처방은 ‘가슴 두근거림’이나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듯한 느낌’의 증상을 치료하는 처방입니다.
현대 의학적으로는 이를 부정맥(Arrhythmia) 범주로 분류하는데요. 구체적으로는 맥박이 불규칙하게 튀는 기외수축(심방조기수축, 심실조기수축)부터 심방세동, 빈맥 등을 포괄합니다.
(단, 발생 즉시 응급 처치가 필요한 치명적인 상태인 '심실세동'은 논외로 하겠습니다.)
물론 단순한 빈맥과 자각적인 두근거리는 느낌 외에 검사상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경우는 ‘심장신경증’ 혹은 그냥 스트레스나 심리적인 문제로 치부되곤 합니다.
가슴이 두근거리면 자연스럽게 불안한 증상이 생깁니다. 그래서 기질적인 이상이 없는 경우 공황장애나 불안증 진단을 받기도 합니다.
어쨌든 병명은 중요한 것이 아니고요, 계지감초탕은 가슴의 두근거림, ‘가슴이 쿵 내려앉는 느낌’, ‘맥박이 덜컥 건너뛰는 느낌’을 치료한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면 공황장애, 불안장애 진단을 받게 된다는 것이지요.
흉부 증상이 어느 정도 이상으로 심해지면 수면에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느낌 때문에 잠드는 것 자체가 안 되거나, 혹은 깜빡 잠이 들었는데 깊은 잠으로 빠지지 못하고 가슴 두근거림 때문에 잠을 깨게 됩니다. 이런 경우 "불면증"으로 이름을 붙일 수도 있겠지만, 이건 일반적인 불면증과는 좀 궤가 다릅니다.
황련(黃連)이나 복령(茯苓) 등을 사용해야 하는 불면증은 평소 가슴이 두근거릴 수는 있지만 그 증상 자체 때문에 잠을 못 자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분들은 원래도 수면 상태가 좋지 않은데(원발성) 최근에 그걸 악화시키는 이런저런 요인이 있어서(증악성) 수면 상태가 더 나빠진 것이죠. 즉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 자체 때문에 잠을 못 자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계지감초탕증이 심해지면 말 그대로 ‘가슴이 두근거려서’ 잠을 못 자게 되는 것이죠. 하지불안증후군으로 다리에 불편한 느낌이 생겨서 잠을 못 자는 것과 비슷한 상황입니다. 이런 경우는 가슴의 두근거림이 없어지고, 다리의 불편한 느낌이 없어지면 수면 상태는 자연스럽게 개선이 됩니다. 따라서 불면증은 2차적인 결과이고 근본 원인에 해당하는 증상만 치료하면 됩니다.
계지감초탕 처방 구성을 보면, 이런 처방으로 잠을 못 잘 정도의 가슴 두근거림을 치료할 수 있을까 의심이 갑니다. 그 정도 두근거림이면 황련(黃連)을 써야 하는 것 아니냐...
하지만 직접 경험해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황련(黃連)을 써야 치료가 되는 두근거림이 있고, 계지감초탕으로 낫는 두근거림이 있습니다. 황련(黃連)이 적응하는 환자는 위에 언급한 것처럼 원발성·증악성 불면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대체로 감별이 됩니다. 물론 혀의 상태나 평소 다혈질 성향을 보이는 성격적인 특성도 함께 고려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요.
위에서 언급한 계지감초탕증이 최근에 특정 사건이나 정신적인 충격 이후에 발생했다면, 즉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PTSD)에 준하는 병력이 존재한다면, 용골(龍骨) 모려(牡蠣)를 추가해서 계지감초용골모려탕(桂枝甘草龍骨牡蠣湯)을 사용합니다. 용골, 모려 자체가 가슴이나 복부의 두근거림을 잘 치료하고 수면 상태 개선에도 도움이 됩니다.
즉 계지감초탕증이 치료하는 가슴 두근거림에 용골, 모려증이 추가되면 계지감초용골모려탕을 사용하는 것이지요. 이렇게 계지감초용골모려탕을 사용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계지감초용골모려탕은 다른 식으로 접근해야 하는 유형도 있습니다. 계지감초탕증이 보이지 않더라도, 다시 말해서 가슴 두근거림이 없거나 저명하지 않은 경우에도 계지감초용골모려탕을 써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환자를 진찰하면 용골(龍骨) 모려(牡蠣)가 단서 약물로 명백하게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환자는 용골(龍骨) 모려(牡蠣)를 써야겠다. 그런 경우 기타 용골 모려제를 모두 룰아웃하고, 즉 계지가용골모려탕, 구역탕(救逆湯), 시호거대조가모려탕, 시호계지건강탕, 시호가용골모려탕 등을 모두 룰아웃하고 용골(龍骨) 모려(牡蠣)의 약증(藥證)이 상충급박(上衝急迫)한 양상으로 나타날 때, 용골 모려를 실어 보내는 수레로써 계지감초를 사용하는 용법입니다.
반하의 약증(藥證)이 상충급박(上衝急迫)의 양상으로 나타날 때 반하산급탕(半夏散及湯)을 사용하는 것과 같은 방식입니다.
계지감초탕(桂枝甘草湯)과 가장 감별이 필요한 처방은 자감초탕(炙甘草湯)입니다. 자감초탕은 상한론의 조문(脈結代 心動悸) 때문에 부정맥에 사용되는 것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제 임상에서는 부정맥보다는 가슴이 답답한 증상에 쓰인 경우가 훨씬 많았습니다.
계지거작약탕(桂枝去芍藥湯)이 가슴 답답함을 치료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용도로 사용되는 경우가 훨씬 많은 것이지요. 이렇게 사용하는 경우 보통 계지거작약탕은 추위를 타고 중등도 이하의 체형인 반면, 자감초탕은 더위를 타면서 중등도 이상의 체형인 것으로 구분이 됩니다. 물론 자감초탕은 부정맥도 치료할 수 있습니다.
☞ 불면증의 분류와 한약 치료에 대하여
☞ 심장신경증(가슴 두근거림 및 답답함, 흉통, 숨참, 호흡곤란)의 한약(한방) 치료에 대하여
☞ 부정맥(심계항진, 발작성 빈맥, 심실성 기외수축, 심방세동)의 한방 치료
☞ X + 계지 감초
☞ 35세 남성, 가슴(심장)의 두근거림과 통증, 불면증, 심장신경증 한약치료 사례 (서로이웃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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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한 증상이나 병명이라도 개인별로 처방은 다르고, 치료 경과 역시 개인별로 차이가 있습니다.)

글 : ☞ 키다리원장님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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