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COVID-19) 환자의 한약 치료에 대한 논문이 있어서 소개합니다.
한의학은 병명 혹은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나 세균에 의해서 치료법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감염에 반응하는 신체의 증상 패턴에 따라서 치료를 합니다. 그래서 양방에서 이름을 붙인 병명이나 진단명 그리고 '무슨무슨 증후군'은 한방 치료에서는 참고사항 정도이고 몰라도 치료에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환자에서 나타나는 신체의 증상 패턴, 즉 증(證)에 따라서 치료를 합니다. 이 증(證)을 파악하는 것을 변증(辨證)이라고 합니다.
한의학의 유구한 역사에서 각종 감염병에 대응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 상한론(傷寒論)과 온병학(溫病學)이 발전되어 왔습니다.
얼마 전에 코로나19 오미크론 감염의 경우 상한(傷寒)이냐 온병(溫病)이냐 물어보시는 분이 있어서 제가 다음과 같은 답변을 드렸습니다.
동일한 바이러스라도 사람마다 반응이 달라요. 어떤 바이러스는 온병이고 어떤 바이러스는 상한이고 그렇게 정해진 것이 아닙니다. "풍한사(風寒邪)로 인한 상한(傷寒)" "온열사(溫熱邪)로 인한 온병(溫病)" 이런 건 처음부터 고정된 것이 아니라 환자의 증상으로부터 유도된 개념이예요. 동일한 바이러스에 감염되어도 어떤 사람은 초기에 계마각반탕증을 보이고 어떤 사람은 은교산증을 보이는 것이죠. 한의학의 병인론은 그 자체가 실체가 아닌 '개체에서 나타나는 증상으로부터 유추해서 이름 붙인' 가상의 병인이예요. 코로나19는 역병이라서 무조건 열증(熱證)이고 그런 게 아닙니다.
물론 계절 및 환경 조건과 연계되어 특정 바이러스/세균에 감염되면 어느 유형의 증상으로 나타날 경향성이 높다는 패턴화는 있을 수 있겠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감기는 대체로 이렇더라~" 이런 게 이런 말이죠. 온병학에서 말하는 풍온(風溫) 춘온(春溫) 서온(暑溫) 습온(濕溫) 복서(伏暑) 이것 역시 증상의 패턴으로 분류한 것이구요.
게다가 볼거리(←paramyxovirus)나 수두(←varicella-zoster)처럼 개체에 상관없이 거의 모든 개체에서 비슷한 반응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병명"으로 그 질병을 논하는 것이 의미가 있죠. 온독(溫毒)으로 분류되는 대두온(大頭瘟) 란후사(爛喉痧; 성홍열)가 그런 것이죠. (중략)
특히 요즘 코로나 오미크론 변이는 사람마다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이걸 총괄해서 온병(溫病)으로 볼 거냐, 상한(傷寒)으로 볼 거냐 이렇게 규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전형적으로 증상이 나타나지 않거든요. 특정 바이러스에 의해서 처음부터 분류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고, 사람마다 개체특이적으로 나타나는 반응에 따라서 상한론의 처방으로 치료할 수도 있고, 온병 처방으로 치료할 수도 있고 그런 것이죠. 전자이면 상한(傷寒)으로 후자이면 온병(溫病)으로 분류할 수 있죠... 게다가 상한론에 나오는 마행감석탕이나 백호탕은 온병에서도 많이 사용되는 처방이구요.
저도 요즘 코로나에 감염되었다고 연락오는 환자분들에게 마행감석탕, 월비가반하탕, 은교산, 소시호탕, 시호계지탕, 계마각반탕, 인삼패독산 등 현재 나타나는 증(證)에 따라서 다양한 한약을 처방하고 있습니다.
코로나에 감염되었을 때 뿐만 아니라 코로나 백신 접종 후유증이나 코로나를 앓은 후의 후유증의 경우도 정해진 처방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몸에서 나타나는 반응에 의해서 변증(辨證) 유형이 달라지고 거기에 맞춰서 치료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코로나 백신 접종 후 후유증으로 환자가 공황발작처럼 심장이 많이 두근거리고 흉통과 두통이 나타나면 구역탕(救逆湯)이나 계지감초용골모려탕(桂枝甘草龍骨牡蠣湯)이나 지실해백계지탕(枳實薤白桂枝湯)으로 치료하면 되구요, 가슴이 답답하고 숨찬 증상이 심하다면 자감초탕(炙甘草湯)이나 복령행인감초탕(茯苓杏仁甘草湯) 이나 정력대조사폐탕(葶藶大棗瀉肺湯) 등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 후유증으로 가장 잘 나타나는 머리가 맑지 않고 머리에 안개가 낀 듯한 브레인포그(brain fog) 증상은 한의학 증상으로는 모증(冒證)에 가깝습니다. 마치 머리에 뭔가를 뒤집어 쓴 듯 머리가 개운치 않고 정신이 맑지 않은 것이죠.
이런 경우도 정해진 처방이 있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소화 상태와 체력, 대소변과 수면상태를 고려해서 영계미감탕(苓桂味甘湯), 영계출감탕(苓桂朮甘湯), 택사탕(澤瀉湯), 시호계지탕(柴胡桂枝湯), 반하백출천마탕(半夏白朮天麻湯) 등의 처방으로 치료하게 됩니다.
국내 보고에 따르면, 경북대 병원의 코로나19완치자 96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1.1%에 해당하는 879명의 완치자가 최소 1개 이상의 후유증을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연구에 따르면 완치 후 87.4%의 환자에게서 한 가지 이상의 증상이 보이는데, 53.1%가 피로감, 43.4% 호흡곤란, 27.3% 관절 통증, 21.7% 흉통 등 후유증을 보인다고 한다. 이처럼 코로나19환자들은 완치 후에도 여러 증상을 호소한다. 그러나 퇴원 환자에게 후유증이 나타날 경우, 병원에서의 치료는 종결되었으며 추가적인 증상을 처치할 의학적 근거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들이 한의학에서는 명백한 치료대상이 되고, 증상에 따라 변증(辨證)하여 적합한 처방을 내릴 수 있다. (중략) 이러한 후유증은 중증 환자뿐 아니라 무증상 혹은 경증으로 회복한 경우에도 해당된다. 무증상 환자는 감염 시점부터 완치 시점까지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환자로, 전체 확진자 중 40~45%로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며 대유행의 주요 원인으로 볼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발표에 의하면 무증상 혹은 경증으로 회복한 274명의 설문조사 결과, 35%가 미열, 피로감, 호흡곤란, 기억력 감퇴, 수면장애 등을 호소했다고 한다. 폐 손상 관련 외의 증상들의 원인은 대부분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으며 아직 그 기전을 추측 중이다. 가장 보편적인 증상 중 하나는 신경계 증상이다. 머리에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한 느낌이 지속돼 생각과 표현을 분명하게 하지 못하는 상태인 브레인 포그(brainfog,腦霧)와 극심한 피로감 등이 해당된다. (중략) 변증에 따라 처방한 한약 투여는 여러 평가도구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보였다. 퇴원 환자는 乏力, 納差, 乾咳등으로 대표되던 증상들이 호전 및 소실되었고, 최대호기유량(PEFR), 폐 CT를 통해 폐의 기능 향상 및 잔존 염증 흡수의 촉진이 확인되었다. 입원 환자 역시 증상이 호전되고 폐 잔존염증의 흡수가 촉진되었으며, 핵산 검사결과 음성이 나와 퇴원이 가능해졌다. 한편의 문헌에서는 핵산 음성으로 퇴원 기준을 충족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비교적 심하게 나타나 퇴원하지 못하고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약을 복용시킨 결과, 증상이 뚜렷하게 소실되어 퇴원을 할 수 있게 된 치료 효과를 보고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코로나 회복기 환자에게 한약 치료를 시행한 연구를 분석하였다. 이상의 고찰을 통해 한약 치료는 회복기 환자에 있어 유의미한 치료 효과의 가능성을 보였다. 후유증 증상들이 호전 및 소실되고 폐의 잔존 염증 흡수 촉진이 확인되었다. 전반적인 폐기능의 향상을 보였으며, 보고된 부작용은 없었다. 이로써 한약 치료가 환자의 후유증 및 기타 병리적 상황 개선에 기여할 것을 확인하였다. 회복기 환자들의 적극적인 치료를 위해 향후 보다 잘 설계된 양질의 대규모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
<"코로나19 후유증 '브레인 포그', 알츠하이머병 신호일 수도">
<어린이 코로나 확진 급증… '한약' 도움 될까?>
https://blog.naver.com/imom_love/222661743001
<[책] 코로나19 한의임상진료 중의경험방 정리>
https://blog.naver.com/imom_love/221975086735
<감기의 한약 치료에 대하여>
https://blog.naver.com/imom_love/198203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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