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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통의 한방 치료에 대하여
안녕하세요. 아이앤맘 한의원의 '키다리 원장님' 김진상 원장입니다.
몇번에 걸쳐서 두통의 양방적인 내용들을 살펴봤는데요, 전문적인 내용이 많아서 어렵게 느껴졌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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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런 내용들이 한방 치료를 하는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되지는 않습니다. 허준(許俊) 선생이나 장경악(張景岳) 선생은 이런 내용들을 모르고도 환자를 잘 치료하셨죠. 다른 질환도 그렇지만 한의학에서는 양방의 진단명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참고 사항일 뿐입니다.
그 이유는 한의학의 독특한 '증(證)'이라는 진단체계 때문입니다. 그래서 병원에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진단명이 없는 질환도 한의사들은 증(證)을 파악하여 치료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이 아토피든 식욕부진이든 야뇨든 변비이든, 한의사의 진단 결과 계지가작약탕증(桂枝加芍藥湯證)으로 나왔다면 그런 다양한 질병을 모두 계지가작약탕(桂枝加芍藥湯)으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한의학에서는 진단과 치료가 분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계지가작약탕증(桂枝加芍藥湯證)으로 진단이 된 순간 치료법은 동시에 정해지는 것이지요. 양방과 달리 '진단명은 나왔지만 치료법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는 경우는 없습니다. 물론 한의학이 모든 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런 의학은 없습니다.
다만 어떤 학문이든 시대와 호흡하고, 시대가 요구하는 합리성을 획득해갈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치료할 수 있는 두통과 양방 치료가 더 적합한 두통을 감별할 때 이런 지식들이 필요하죠. 또 환자들이 궁금해 하는 것을 설명할 때 한의학적인 용어보다는 오히려 현대의학적인 용어를 더 잘 이해하시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두통의 한방치료에 대해여 알아보겠습니다. 양방적인 내용보다 오히려 더 어렵게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의료도 문화의 일부인지라, 현대 사회에서는 한의학적인 내용이 오히려 더 생소하죠.
한의학 내용 자체보다는 '언제 한의원에 찾아가면 되는지'를 염두하고 읽으시면 되겠습니다.
한방 치료의 적응증이 되는 두통은 양방에서 검사를 해도 이상이 없는, 즉 기질적인 이상이 없는 일차성 두통인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두통과 현훈(어지럼증, 현기증)의 경우는 많은 분들이 양방에서 CT나 MRI 등의 영상의학적인 검사를 하고 별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듣고 내원하십니다.
본인은 불편하고 아파 죽겠는데, 병원에서는 이상이 없다고 한다?!
두통 뿐만 아니라, 이런 경우가 한의원을 찾아야 하는 경우 중 하나가 되겠습니다.
저는 ①응급 의료나 수술 ②수액이 필요한 탈수 상태 ③중증의 세균 감염 ④생명유지에 필수적인 호르몬의 결핍과 관련된 질환이 양방의 적응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외의 대부분의 내과질환이나 만성질환은 한의학이 훨씬 뛰어나죠. 단순한 대증치료가 아닌 근본치료가 가능합니다. 두통이나 생리통이 있을 때 진통제를 먹어서 아프지 않는 것이 치료인가요? 진정한 치료는 증상만 일시적으로 감추는 것이 아니라, 약을 끊은 후에도 아프지 않는 것이겠죠.
한방에서 두통을 치료할 때는 크게 ①대변에 이상이 있는지, ②흉부나 심하(心下; 오목가슴) 부위에 문제가 있는지, 그렇지 않다면 ③계지(桂枝)라는 약재를 사용할 수 있는지를 살펴봅니다.
평소 변비가 심하거나, 대변을 봐도 시원치 않은 잔변감이 남거나, 대변을 하루만 못 봐도 배에 가스가 차서 너무 너무 불편한 경우라면, 일단 대변을 시원하게 볼 수 있도록 치료해야 합니다. 이 경우는 대황(大黃)이 포함된 처방을 고려합니다. 이것만으로도 깨끗이 치료되는 만성 두통이 아주 많습니다. 결국 이 사람은 똥이 시원하게 나가지 않아서 두통이나 어지럼증 혹은 고혈압 등의 질병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심하(心下; 오목가슴) 부위가 항상 더부룩 답답하거나 눌렀을 때 아프다면, 오목가슴 부위를 풀어주는 치료를 해야 합니다. 흉부 증상(두근거림, 불면 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나 소화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심하 부위가 막혀 있습니다. 이럴 때는 시호(柴胡)나 인삼(人蔘), 황금(黃芩), 황련(黃連), 치자(梔子), 반하(半夏), 망초(芒硝), 감수(甘隧) 등이 포함된 처방을 고려하게 됩니다.
대변 상태에도 이상이 없고, 심하(心下; 오목가슴)도 막혀있지 않고, 소화에도 문제가 없는 사람이 두통을 호소한다면, 소변의 이상과 상충감을 고려하여 계지(桂枝)가 포함된 처방 혹은 대조(大棗), 갈근(葛根), 작약(芍藥)과 같이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약재를 중심으로 접근합니다.
혹시 두통을 앓고 있는 본인이 지금 위에 언급한 증상(대소변의 이상, 흉부 증상, 오목가슴의 답답함, 소화 장애)을 함께 가지고 있으신가요? 그럼 한의원에 방문해서 치료받으시기 바랍니다. 동반하는 증상을 함께 고쳐야만 근본 치료가 가능합니다.
이 정도의 접근법으로 대부분의 고질적인 두통은 치료가 됩니다. 만성 두통에 자주 사용되는 대표적인 처방들을 분류해보면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대황제 : 도인승기탕, 후박칠물탕, 사심탕, 부자사심탕, 대황황련사심탕
인삼제 : 신가탕, 오수유탕, 계지인삼탕
시호제 : 소시호탕, 시호계지탕, 시호가용골모려탕, 시호가계지탕, 시호가망초탕, 대시호탕
금련제 : 황련탕, 반하사심탕, 육물황금탕, 갈근황금황련탕
복령제 : 오령산, 복령택사탕, 영계출감탕
계지제 : 계지가계탕, 계지거작약탕, 계지거계가영출탕
마황제 : 갈근탕
간혹 대함흉탕이나 십조탕으로 치료되는 극심한 두통도 있습니다.
참고로 소화가 안 될 때만(식체) 두통이 일어나고, 평상 시에는 괜찮다면 일단 소화기 위주로 치료합니다. 그렇게 하면 두통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 주로 사용하는 처방은 반하사심탕, 육물황금탕, 조위승기탕, 귤피대황박초탕 등입니다.
지난 번 ☞정신질환과 관련된 두통 시간에 우울증 환자들은 대부분 진통제로 호전되지 않는 두통을 가지고 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우울증 환자의 두통에는 치자(梔子)가 들어간 처방이 많이 사용됩니다. 소화와 대변 상태를 고려하여 치자시탕, 치자생강시탕, 지실치자시탕 등을 사용합니다.
한의학은 '어떤 질병에 어떤 처방'이라는 '병명(病名) 투약'의 개념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서로 다른 질병에 동일한 치료방법(異病同治)을 사용하기도 하고, 동일한 질병에 서로 다른 치료방법(同病異治)을 사용하기도 하는 것이 한의학의 특징입니다. 여기 나온 처방 외에도 다양한 처방이 사용되고,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처방이 달라집니다. 그것을 판단하는 것이 한의사의 진단(診斷)이지요.
만성 두통은 최소 2~3개월 이상의 꾸준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 두면부 질환(두통 어지럼증) 치료 시 주의할 포인트
글 : ☞ 키다리원장님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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