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있고 품격있는 의사를 알아보는 방법
페이스북에서 한의학을 까대는 양의사들.
일단 논란을 유발한 노환규 의사협회장이 담(痰)을 답즙(bile juice)으로 알고 있다는 사실은 시작부터 실소(失笑)를 자아낸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딱 이런 경우다. 뭔가에 대해서 비판하려면 그것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양의사들의 한의학에 대한 지식은 한의대 예과생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당연하다. 배운 적이 없으니까. 그건 흠이 아니다. 나도 미분기하학에 대해서 모른다. 배우지 않았으니까. 문제는 모르는 것에 대해서 아는 척을 한다는 것이다. 양의사들은 한의학을 공부한 적도 없고 이해하지도 못한다. 그런데 이해하지도 못하는 걸 토론해???
양의사들은 한의학이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지? 실제로 의학을 제외한 동양의 모든 과학은 서구의 과학에 자리를 내주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천문학, 제지술, 항해술... 그런 식으로 한의학도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지. 그런데 왜 한의학은 사라지지 않고 양방의학에서 원인도 모르고 치료법도 알 수 없는 병을 고치고, 많은 사람들의 삶을 구원하고 있는 것일까?
사람이 기계처럼 혹은 화학실험실의 시험관처럼 작동한다면 한의학도 이미 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인체라는 복잡계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한중일(韓中日)의 한의학은 면면히 이어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영원할 것이다.
의사들이 한의학에 대해서 할 수 있는 단 한마디가 뭘까?
물리학의 초끈이론(super-string theory)이라고 아시는지? 잘 모르지? 나도 잘 모른다. 교양서를 한권 읽었을 뿐이다. 의사들이 한의학에 대해서 비판하고 토론하는 것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초끈이론(super-string theory)에 대해서 모여서 떠드는 것과 같다.
꼭 배우지 않아도 좋다. 한 사람이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는 없으니까. 사람은 실력이 늘수록 자기가 뭘 모르는지 알게 된다. 아는 것을 안다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진짜 아는 것이다. 자기가 뭘 모르는지도 모르고 그것에 대해서 떠드는 것은 애처롭다.
배우지도 않은 한의학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거짓말을 하는 의사와, “저는 한의학에 대해서는 모릅니다. 한약은 전문가인 한의사와 상의하세요.”라고 말하는 의사 중에 누가 더 실력있고 품격있는 의사라고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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