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속도로 읽지는 못했습니다만, 재미있고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왜 길익동동이 그렇게 치열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서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길익동동은 당시에 크게 유행하였던 매독을 치료하면서, 기존의 음양오행설에 입각한 치료법이 속수무책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당시의 의사들이 치료를 포기하고 방치했던 난치병들에 도전합니다.
노채(폐결핵), 격열(연하장애를 동반하는 식도암이나 분문부 위암), 천열(중증 기관지 천식이나 심부전을 동반한 심장성 천식), 귀머거리, 간질, 매독 후유증으로 인한 인후부의 혈종, 나병(한센병), 매독으로 인하여 콧대가 무너진 것(비릉괴함), 병후 실명(失明), 선천성 매독 등등...
그리고 책 전체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다음 구절입니다.
상한론과 금궤요략의 조문을 대하는 자세에 대하여 다시 생각하게 해주네요.
"암묵지식을 형식지식으로 변환시키기 위해 기술한 것이 상한론(傷寒論)이며 금궤요략(金匱要略)이다. 원래 표기할 수 없는 암묵지식을 기술한 것이기 때문에, 키워드 몇 단어와 다른 처방의 증(證)과 감별에 중요한 몇 단어가 기록된다. 토도도 그랬던 것처럼, 우리도 그 몇 단어를 단서로 임상진료에 근거하여 암묵지식을 직접 파악하고 있다. 토도의 뛰어난 점은 그렇게 파악한 암묵지식을 잘 단련하여 그 처방의 이른바 핵심을 몇 단어로 기술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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