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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이야기

본질을 꿰뚫는 일

by 키다리원장님 2022. 9. 27.

어제 '생물과 무생물 사이'라는 책을 읽다가 다음 구절을 접하고 머리가 멍해졌습니다.


「무언가를 정의할 때 속성을 열거하며 기술하는 것은 비교적 쉽다.

그러나 대상의 본질을 명시적으로 기술하는 일은 절대 쉽지 않다.

 

생명이란 무엇인가?

생명이 갖고 있는 몇몇 특징들 - 예를 들어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DNA를 갖는다, 호흡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다 - 을 열거하며 기술하는 것은 비교적 쉽지만, 생명의 본질을 명시적으로, 가슴에 탁 와 닿는 답을 찾는 것은 어렵다. 지금의 나는 20여 년이나 계속된 그 물음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부분을 읽고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桂枝湯은 뭔가?

 

마르고 미인형의 체형에 추위를 타고 복피가 얇고, 과도한 신체 활동으로 증악되는 신체통 상열감 혹은 두통의 경향을 보이고 부종은 없고 변비 경향의 특별한 복증이 없는 것을 특징으로 가진다... 등등 

이렇게 기술하는 것은 비교적 쉽겠죠. (이것도 쉽지만은 않습니다만)

 

治上衝 頭痛 發熱 汗出 惡風者. (길익동동, 방극)

좀 더 정제된 느낌이지만 여전히 특징을 기술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病起在表也. 治氣急 血窒 而難發散者也. (길익남애, 방용)

특징을 기술하기보다는 좀 더 본질에 다가서려고 노력한 느낌입니다.

 

營衛不和의 虛證者를 치료한다.

이게 정답일까요? ^^

 

桂枝加芍藥湯, 小柴胡湯, 瀉心湯 등등 정말 많이 사용하는 처방이지만,

언제쯤 가슴에 탁 와 닿는 본질적인 답을 제시할 수 있을까.

 

공부란 것은 끝이 없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