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초진의 경우 1시간 이상 예약시간을 비워두고 진찰을 한다.
‘근데 환자랑 1시간 동안 할 이야기가 있어?’
이렇게 물어보는 동료 의사들이 많다.
환자의 병력, 증상의 빈도와 정도, 몸이 무너질 때의 패턴,
그 사람의 기질과 성격을 파악하고 챠팅까지 꼼꼼하게 하려면 사실 그 시간이 모자라는 경우가 더 많다.
‘한 번에 다 고칠 수는 없으니까 제일 불편한 것 하나만 이야기하세요.’
그런 식으로 증상을 완화시키는 처방이 아니라(對症),
주소증을 포함한 그 사람의 모든 챠팅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처방(對證).
그 처방을 찾는 과정은
백척간두에서 벌어지는 한 판의 승부와 같은 긴장감이 있다.
정말 아픈 사람에게 있어서 하나의 처방이란, 곧 그 사람의 인생이다.
하나의 처방에는
그 사람의 과거와 현재가 들어있고,
그 사람의 미래까지도 품어줄 수 있다.
(관련 글)
☞ "어떤 증상이든 괜찮으니 주저없이 말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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