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앤맘 한의원 블로그의 모든 글은 광고대행업체나 직원이 아닌 김진상 원장 본인이 직접 작성하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순천 아이앤맘(아이&맘) 한의원 키다리원장입니다.
참고로 소화기 질환을 치료할 때 양방병원에서 붙이는 병명은 치료할 때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기능성 소화불량이든, 급만성 위염이든, GERD이든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든 급만성 장염이든 염증성 장질환이든... 한의학에서는 병명에 상관없이 환자의 전체적인 몸 상태(추위 더위를 타는지, 먹고 싸고 자는데 불편감이 있는지)와 자각적인 증상이 가장 중요합니다.
오늘은 흔히 말하는 ‘자주 체하는 증상’에 자주 사용되는 한약 처방 중 몇 가지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물론 여기서 언급하는 처방 외에도 ‘체하는 증상’ 혹 ‘소화불량’에 사용하는 처방은 많습니다만, 같이 묶어서 설명하면 처방의 상대적 위치를 잡기 편리한 그룹에 한정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단 환자들이 이야기하는 “제가 잘 체해요” “소화가 잘 안돼요” 이런 말은 매우 다양한 의미가 있고, 환자와 의사가 서로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는 동상이몽(同床異夢)의 상황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이 말만큼 환자와 의사 사이에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말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아랫배에 가스가 많이 차는 것을(창만) 체한다고 표현하고, 어떤 사람들은 음식을 먹으면 설사하는 것을 체한다고 표현하고, 어떤 사람들은 머리가 아프면(두통) 체했다고 표현을 하고, 어떤 사람들은 속쓰림을 체했다고 표현하고, 어떤 사람들은 배가 아프면(복통) 체했다고 표현하고, 어떤 사람들은 가슴이 답답하면(흉비) 체했다고 표현하고, 어떤 사람들은 아랫배가 묵직한 것을 체했다고 표현하고...
환자가 “잘 체한다”고 표현하면 그 말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환자가 생각하는 “체한다”가 어떤 상황을 이야기하는지를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체한다”는 표현은 명치 부위에 통증이나 더부룩답답한 느낌이 동반되면서 명치에서 음식물이 시간이 지나도 소화되지 않고 머물러 있는 느낌입니다. "저"는 이 의미로 “체했다”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환자들은 특정 상황(ex. 한랭자극이나 스트레스 상황)에서 음식물의 섭취에 의해서 유발 혹은 악화되는 X라는 증상을 모두 통털어서 “체했다”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따라서 약물이나 처방 선정에 중요한 것은 “체했다”는 표현이 아니라... 특정 상황(유발 요인)과 X라는 증상입니다. 바로 거기에 치료의 단서가 숨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소시호탕 환자들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머리가 아프면 그걸 본인이 체했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시호탕증이 항상 이렇게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필요충분조건은 아닙니다.) 또 다른 예로 귤피지실생강탕 환자들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가슴이 답답하면 그걸 본인은 체했다”고 표현합니다. (이건 거의 필요충분조건에 가깝습니다.)
문진을 통해서 환자가 이야기하는 “체한다”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은 적방을 선정하는데 꼭 필요한 작업입니다.
여기에서는 ‘음식물을 먹은 후에 오목가슴이 개운치 않고, 시간이 지나도 음식물이 남아있는 느낌으로 식욕이 없는 증상’에 한정해서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위의 표에서 위쪽은 대변이 설사에 해당하고, 아래쪽은 대변 상태가 정상~변비에 가깝습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갈수록 허증(虛證)에서 실증(實證)으로 변화합니다.
(대건중탕은 완전히 허증으로 표현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만 대략 그렇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갈수록 평소 추위보다는 더위를 타게 되고, 어찌보면 당연하게도 ☞성향(性向)의 음양(陰陽) 측면에서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갈수록 음적(陰的) 성향에서 양적(陽的) 성향으로 이행하게 됩니다. 진료실에서 환자를 관찰했을 때 더 기세가 느껴지는 것이죠. 그래서 맨 오른쪽에는 황련(黃連)이 포함된 반하사심탕과 생강사심탕이 위치하게 되고, 반하사심탕과 생강사심탕은 수면에도 문제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더 오른쪽에 조위승기탕이나 삼황사심탕이 위치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환자 신체 체열의 한열(寒熱)과 성향의 음양(陰陽)은 일반적으로 비례 관계에 있습니다. 이건 이상한 것이 아니고 사실 당연한 것에 가깝습니다. 대사율이 떨어지고 추위를 탈수록 밖으로 발산하는 기세가 약해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죠. (물론 예외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치자시탕류가 그렇습니다.)
일단 소화기 질환의 대표주자인 이중탕과 반하사심탕은 이런 기준으로 감별이 됩니다.
이중탕 환자들은 추위를 타고 굉장히 약체에 딱 보면 맥아리가 없는 약골입니다. 맨날 소화가 안되고 설사하고 많이 먹지도 못하고 기력이 없고 복부 전체에 냉감도 잘 느껴집니다. 요즘 대도시의 영양상태가 좋은 곳에서는 이런 환자 만나기 쉽지 않습니다. 반하사심탕 환자들은 한열은 크게 상관이 없거나 더위를 타고 이중탕 환자에 비해서 기세가 강하고 체력도 더 좋은 편입니다. 황련(黃連)증이 저명하게 나타나면서 심계(心悸) 상열(上熱) 혹 입면장애나 불면증 등 수면에 문제가 나타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육물황금탕은 이중탕을 선방하기 전에 꼭 룰아웃해야 하는 처방입니다. 추위를 타는 것은 이중탕과 동일하지만 이중탕보다는 체격과 체력이 좋고 성향은 이중탕과 마찬가지로 음적(陰的)이며 수면상태는 양호합니다. 이 환자들은 그냥 딱 보면 계지탕류처럼 유순해 보입니다. 하지만 이중탕을 줄 정도로 약체는 아닌 것이죠. 혹 손바닥 발바닥이 뜨거운 수족번열 증상이 나타나면 황금(黃芩)증의 단서가 되고 선방에 도움을 줍니다. (이중탕은 손바닥 발바닥이 뜨거울 수가 없죠.) 그리고 한열(寒熱), 성향(性向)의 음양(陰陽), 황련증의 유무로 반하사심탕과 감별이 됩니다.
이런 내용들은 사실 어렵지는 않고 실제 환자가 앞에 있으면 딱 보면 알 수 있는데 말로 하니까 길어지게 되네요. 비유를 하자면 감자와 고구마를 구분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한번이라도 감자와 고구마를 실제로 보고 맛을 본 사람은 감자와 고구마를 감별하고 구분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다만... 한번도 감자와 고구마를 보거나 맛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그 감별을 이야기하면 말이 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중탕보다 허증으로 빠지고 대사율이 더 떨어지면서 오한(惡寒), 궐냉(厥冷), 침중(沈重)이 심하면 부자이중탕이나 상한론 후주가감의 이중거출가부자탕을 고려하는데요, 이중거출가부자탕은 처방 구성으로 보면 사실상 사역가인삼탕(四逆加人蔘湯)과 동일합니다. 이건 이중탕(理中湯)만으로는 몸이 살아나지 않고 비신양허(脾腎陽虛)로 부자(附子)까지 들어가야 하는 경우인 것이죠. 이런 경우는 하여튼 부자가 1~2g이라도 들어가야 비로소 몸이 살아납니다. 건강(乾薑)을 아무리 많이 때려부어도 부자(附子)를 대체할 수 없습니다. 약(藥)이란 것은 그런 것이죠.
아래 줄(정상~변비)로 내려와서 가장 중요한 처방은 선복대자석탕입니다. 선복화대자석탕은 생강사심탕(生薑瀉心湯)과 비교해서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생강사심탕과 성향의 음양(陰陽)과 황련증의 유무로 감별이 됩니다. 일견 생강사심탕처럼 보이는데 기세가 약하고 유순한 음적(陰的) 성향에 수면상태도 양호합니다. 두 처방 모두 흉부증상을 동반할 수 있고 반하증이 저명하게 나타나면서 메슥거림, 구토, 트림 등 상부위장관 증상이 심할 수 있습니다. 선복대자석탕의 한열은 별 상관이 없는 정도가 많으니까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생강감초탕은 선복대자석탕과 비슷해 보이는데, 일반적으로 추위를 명확하게 타고 체격도 훨씬 마르고 체력도 떨어져 있는 약체입니다. 이중탕 환자를 보면 체력이 떨어져 있고 ‘맛이 가 있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는 것처럼, 생강감초탕 역시 딱 그 포지션에 대응합니다. 다만 이중탕은 설사이고 생강감초탕은 변비인 것이 다른 것이죠. 생강감초탕은 너무 단순한 처방이라서 후세방의 관점에서 보면 약도 아니죠. 하지만 그 처방으로만 깔끔하게 해결되는 만성 소화불량이 있습니다.
대건중탕은 생강감초탕보다 허증이라고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실제로 체격이나 체력은 일반적으로 더 좋은 편입니다. 하지만 역시 절대로 강골은 아닙니다. 체력이 나쁜 편입니다.) 한랭자극에 의한 복통 혹 소화불량 양상이 저명한 것이 감별의 포인트가 됩니다. '장마비'의 병태가 보이고 소화상태도 그렇게 좋지 않습니다. 몸 상태가 나빠질 때 한랭자극이 겹치면 말 그대로 ‘장운동이 멈춰버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게 대건중탕(大建中湯)의 포인트입니다. 이 증상이 심해지면 금궤요약 조문에 기술된 뱀의 머리과 꼬리 운운하는 복증(腹證)이 보이는 것이죠. 장폐색(intestinal obstruction)이 일어난 상태입니다. 이는 양방의 장중첩증(Intussusception)의 병태도 포함합니다.
心胸中大寒痛, 嘔不能飮食, 腹中寒, 上衝皮起, 出見有頭足, 上下痛而不可觸近, 大建中湯主之.[10-14]
가슴 속이 몹시 차고 아파 구토로 음식을 먹지 못하고 뱃속이 차고 복부 피부가 솟아올라 머리와 발의 모양이 보이고 배 전체가 다 아파서 만질 수도 없다면 대건중탕으로 다스린다.[10-14]
일반적으로 피부가 건조하고 증상이 심하면 메슥거림이나 구토를 동반할 수 있습니다. 메슥거림이나 구토가 잘 드러날 때는 오수유탕(吳茱萸湯)이나 부자갱미탕(附子粳米湯)과 감별이 필요합니다.
위의 6~8개의 처방군들은 환자를 진찰할 때 항상 함께 고려하면서 문진을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주 약간의 차이로 수년간 응급실을 드나들던 고질병이 완전히 낫기도 하고 별 효과가 없기도 하기 때문이죠. 상한금궤방뿐만 아니라 여러 후세방에도 소화를 돕는 많은 처방들이 있지만, 고질적이고 심각한 소화불량은 그 사람의 병태에 정확히 적중하는, 군더더기 없는 처방을 찾아야만 깔끔하게 낫게 됩니다. 물론 고방(古方)으로 모든 소화기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후세방도 당연히 다 나름의 적응증이 있습니다.
위의 표에 나온 8개 처방의 공통점은 뭘까요? 그렇죠. 모두 인삼(人參)이 포함된 처방이라는 것입니다. 사실 이 글은 고방에서 소화불량을 치료할 수 있는 인삼제(人參劑)의 대강을 설명한 것입니다.
물론 고방(古方)에는 이 외에도 소화불량에서도 상당한 영역을 차지하는 황련제(黃連劑)가 있고(대표적으로 황련탕!) 또 빈도는 그리 높지 않지만 무시할 수 없는 귤피제(橘皮劑)가 있습니다.
추가로 신가탕, 소시호탕, 대시호탕, 지출환, 조위승기탕, 계지생강지실탕, 복령감초탕, 복령택사탕 등등은 개별 방증(方證)으로 파악을 해야 합니다. 익숙해지면 굳이 표를 떠올리지 않아도 진찰의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서로 rule out 되면서 감별이 됩니다. 저도 처음에는 표를 보면서 환자를 문진하곤 했습니다. 황련제(黃連劑)와 귤피제(橘皮劑)는 다음에 또 기회가 되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 속 쓰려서 위산분비억제제(제산제)를 복용했더니... 오히려 위산부족?
☞ 소화불량 식체 기능성 위장장애 및 가스가 많이 차는 증상 한방 치료에 대하여
☞ 소화불량, 식체, 복통, 설사, 변비, 가스참 한약치료 사례 모음
글 : ☞ 키다리원장님을 소개합니다.
광주 순천 여수 광양 난치병 한방치료
순천 아이앤맘 한의원
진료예약 ☎ 061-726-0023
소아질환 · 여성질환 · 난치질환 한약치료
'한방 클리닉 > 소화불량, 식체' 카테고리의 다른 글
Q) 속쓰림의 양상으로 처방에 사용되는 약재를 구분할 수 있나요? (광주 순천 여수 광양 역류성 식도염 아이앤맘 한의원) (1) | 2022.09.08 |
---|---|
대시호탕 임상 표현의 실제 (메슥거림 구토 소화불량 가슴답답함 손발의 열감; 광주 순천 여수 광양 아이앤맘 한의원) (0) | 2022.09.07 |
"원장님. 제가 잘 체해요" (광주 순천 여수 광양 내과질환 소화불량 아이앤맘 한의원) (0) | 2022.09.07 |
10년 이상 만성적인 식체로 병원과 응급실을 들락거리던 분의 소화불량 (광주 여수 광양 순천 소화기질환 아이앤맘 한의원) (0) | 2022.09.04 |
원인불명의 식도협착증으로 인한 속쓰림 가슴앓이(Heartburn) 증상 (광주 여수 광양 순천 역류성 식도염 아이앤맘 한의원) (0) | 2022.09.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