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연(顔淵)이 어느 날 배를 타고 강을 건너게 되었다.
그 배의 사공이 배를 젓는데 그 몸놀림이 가히 신의 경지에 달하는 듯 보였다.
안자가 물었다.
“배 젓는 법을 배울 수 있겠는가?"
사공이 대답했다.
“물론입니다. 수영을 잘하는 사람은 몇 번 저어보면 금방 배웁니다. 잠수에 능한 사람은 배 같은 것은 본 적이 없더라도 금방 저을 수 있습니다.”
안연은 그 이유가 납득되지 않아 사공에게 다시 물었으나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안자는 후에 이 이야기를 스승인 공자에게 하며 그 이유를 물었다. 공자가 대답했다.
“수영을 잘하는 사람이 배를 저을 수 있는 이유는 물을 의식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에 빠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에 오로지 배 젓는 일에만 전념하게 된다. 잠수를 할 수 있으면 배가 뒤집히더라도 결코 당황하지 않는다. 그런 사람에게는 못이 언덕과 같다. 배가 엎어져도 마치 수레가 뒤로 물러나는 것처럼 여길 뿐이다. 엎어져도 뒤로 물러나도 온갖 위험이 닥쳐도 그것들이 마음을 어지럽히지 않는다. 그러니 마음의 여유가 있는 것이다. (莊子의 達生篇)
- 구본형, 사람에게서 구하라, 을유문화사, p.48
평정심은 그저 마음 수련만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
그 바탕에 실력이 있어야 한다.
나무에 앉은 새는 가지가 부러질까 두려워하지 않는다.
새는 나무가 아니라 자신의 날개를 믿기 때문이다.
- 류시화,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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