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 복용 후 부작용으로 생긴 피부발진.
하지만 인삼이 포함된 반하사심탕을 복용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 나의 임상에서도 이런 류의 반응을 경험한다. 약물 부작용도 약물 하나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결국 몸 상태와 처방의 관계다.
286 인삼의 부작용(약물발진)에 黃連解毒湯
[증례] 필자의 아버지.
1966년 무렵 당시 필자의 아버지인 마쓰다 곤로쿠는 70세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따로 살고 있던 내 거처에 아버지께서 전화를 하셨고, 몸에 습진이 생겨서 가려워 죽겠다며 진찰하러 와달라고 했다. 바로 달려가 봤는데 놀랐다. 거의 온몸에 크고 작은 붉은 발진이 생겼다. 발진은 10엔 동전 크기인 것부터 좀 더 큰 것까지 나 있었다. 약간 융기되어 있고, 긁은 상처에 피가 배어 있었다. 가려움이 상당한 것 같았다. 밤에도 못 주무시고 어머니를 깨워서 등을 긁게 한다고 했다.
도대체 왜 갑자기 온몸이 이렇게 되었는지 여쭤봤더니, 아무래도 조선인삼 같다고 했다. Y제약의 조선인삼 엑기스를 주요 약재로 하는 약을 받아서 드셨는데, 반나절 만에 발진이 생겼다고 했다. 조선인삼의 부작용으로 습진이 생긴 건 확실했다.
그래서 바로 친구인 피부과 의사에게 모시고 갔다. 그는 약물발진이라며 스테로이드 연고를 많이 주었다. 아버지는 부지런히 약을 바르고 가려워지면 바른다고 했고, 밤에도 어머니를 깨워서 혼자 바르지 못하는 배부에 바르게 했다. 물론 조선인삼은 바로 중지했다. 총 하루분도 드시지 않았다고 추측된다.
그러나 이 습진은 그 후에도 완강하게 계속 늘었다. 가려움은 스테로이드 연고로 어느 정도 진정되었지만 증가 추세는 좀체 진정되지 않았다. 아버지는 매일 꼼꼼하게 발진이 난 개수를 기록했다. 2주 정도 되어서 개수는 430개에 달했다고 한다. 그 후에는 조금씩 발진이 감소했지만, 가려움은 여전히 없어지지 않고 연고도 바를 때만 효과가 있다고 불평했다. 때때로 피부과 의사인 친구한테 모시고 갔지만, 항상 똑같은 약을 줄 뿐이라서 내가 처방해서 약을 드리기로 결심했다.
이렇게 대략 11개월이 경과된 후에 마지막 남은 습진이 간신히 없어졌다. 그래서 피부과에 모시고 가서 보였더니, 친구는 "음, 겨우 효과가 있었네."라고 말했다. 그러나 나는 내심 이렇게 오래 걸린 건 약이 효과가 있어서 그런 게 아니고 자연치유된 건 아닐까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그 후 10년쯤 지나서, 즉 지금부터 10년 전에 똑같은 일이 또 생겼다. 아버지는 그때 이후 조선인삼은 드시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날 전화로 또 불러서 갔더니 그 악몽이 재현되어 있었다. 이미 몸에 붉은 발진이 열 몇 곳에 나타났다. "조선인삼을 드셨어요?"라고 다그쳤더니, 이번에는 조선인삼으로 만든 차를 받았다는 것이다. 차는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드셨더니 이런 상황이라고 말씀하셨다. 아버지한테는 제자가 많아서, 여러 가지 선물을 받으신다. 좋으리라 생각해서 비싼 선물을 주는 것은 고맙지만, 아버지에게는 맞지 않았다. 아버지는 원래 건강하고 陽實證이니까.
"또 11개월 걸리냐?"라며 낙담하신 아버지를 보고 생각했다. 예전에 나는 한의학을 몰랐다. 한약으로 생긴 부작용은 한약으로 고쳐야 한다. 黃連解毒湯을 투여했다.
이 약을 달여서 하루 분량의 반을 저녁식사 전에 드셨다. 이날 밤에 숙면을 하셨고, 이튿날 아침에 일어나서 습진이 거의 없어진 것을 보고 놀라며 좋아하셨다. 24시간 뒤에 습진은 완전히 소실되었다. 불에 물을 뿌린 것 같았다.
그 후 조선인삼을 단독으로 드시는 일은 없었지만, 半夏瀉心湯 같은 것은 아무리 복용해도 괜찮았다. 처방의 묘함이다.
- 마쓰다 구니오 저, 주승현 역, 한의학치료 368 증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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