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벗이 아침에 보내준 멋진 글귀.
<맹자(孟子)>에 "불영과불행(不盈科不行)"이란 말이 나온다.
"물이 흐르다 웅덩이를 만나면 그 웅덩이를 다 채운 다음에야 비로소 앞으로 나아간다."는 말이다.
네게 꼭 한마디를 해야 한다면 이 말을 해주고 싶다.
작가가 되어 살아도 좋겠다고 마음 먹었으니 매일 글을 쓰고,
그 글들이 페이지마다 연결되어 같은 방향으로 물길이 되어 흐르게 해라.
쉽게 던져버리고 다른 주제, 다른 영역, 다른 재미로 도망가지 말고 매일 그 커다란 웅덩이를 조금씩 채워가거라.
그 거대한 웅덩이가 다 차면, 그때 비로소 호수가 만들어진다.
웅덩이가 클수록 호수도 커진다. 채우는 시간이 길수록 수량이 풍부한 호수가 되는 것이다.
기억해라. 신은 누구에게나 공헌할 수 있는 특별한 역할을 맡겼다.
너를 잡다하게 써 낭비하지 마라. 너를 딱 맞는 네 일에 집중해 쓰도록 해라.
그리하여 오래 그 일을 배우고, 좋아하고, 이윽고 그 일로 먹고 살고 즐길 수 있는 통달한 경지에 이르기를 바란다.
- 구본형, 마지막 편지 중
- 과(科) : 품등, 조목, 법, 과거, 웅덩이(구멍)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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