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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농증의 한방 치료에 대하여
안녕하세요. 아이앤맘 한의원의 '키다리 원장님' 김진상 원장입니다.
오늘은 축농증의 한방 치료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만성 부비동염'이라고도 불리는 축농증을 한의학에서는 뇌루(腦漏), 뇌붕(腦崩), 비연(鼻淵) 등의 명칭으로 불러왔습니다. 코에서 끈적하고 더러운 콧물이 흘러나오는 병증을 의미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사람의 얼굴뼈에는 4개의 빈 공간이 있습니다.
이것을 부비동(paranasal sinuses)이라고 부르고, 이 빈 공간에 염증이 생겨서 삼출물이나 고름이 고이는 병을 축농증이라고 합니다.
축농증은 급성과 만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급성 축농증은 감기가 낫지 않고 2주 이상 지속되면서 생기기 쉽고,
만성 축농증은 급성 축농증이 잘 치료되지 않거나 비염이 심해지거나 감기에 반복적으로 걸리면서 생기게 됩니다.
축농증의 주요 증상은, 코가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가 생기고, 그로 인해서 밤에 누웠을 때 기침을 하게 됩니다. 입이나 코에서 냄새가 나고, 이마나 광대뼈 부위에 통증이 생기고 누르면 아파합니다. 증상이 심해지면 두통이 동반되고 심한 경우에는 머리를 들지 못할 정도의 통증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양방에서는 축농증의 원인을 부비동의 세균 감염으로 보고 항생제를 처방합니다만, 한의학에서는 다른 접근 방식을 사용하게 됩니다. 사실 한의원에 내원하는 축농증 환자의 대부분은 양방의 이비인후과에서 항생제를 몇달씩 복용했지만 낫지 않아서 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두 접근법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해 보겠습니다.
햇빛이 잘 들지 않고 습도가 높은 방에 곰팡이가 피었습니다.
그럼 이 곰팡이를 어떻게 제거하면 될까요?
양방에서 항생제를 사용하는 접근법은 이 곰팡이에 '팡이제로'를 뿌려서 곰팡이를 죽이는 것입니다. 한방에서는 창을 새로 내고 넓혀서 따뜻한 햇살과 신선한 공기가 잘 통하도록 방의 조건을 바꿉니다. 즉, 곰팡이를 직접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곰팡이가 살 수 없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사실, 이러한 비유는 축농증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다른 질환에서도 양의학과 한의학의 차이점을 가장 잘 설명해 줍니다. 양방에서 병의 원인이 되는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직접 공격하는 전략을 사용한다고 하면, 한방은 몸 전체에 작용하여 우리 몸에 병을 일으키는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살아가기 힘든 환경을 만들어 줍니다. 양의학이 암세포를 수술로 잘라내고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항암치료에 집중한다면, 한의학은 암세포를 스스로 없앨 수 있도록 몸의 면역계를 강화시키는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지요.
항생제를 사용하여 축농증을 치료한 후에도 자꾸 축농증이 재발한다면, '팡이제로'만 뿌릴 것이 아니라 신선한 공기가 통할 수 있도록 창을 넓혀주는 근본 치료가 필요합니다.
한의학에서는 비염과 축농증의 치료법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비염이냐 축농증이냐는 병명보다는 아이가 추위를 타는지 더위를 타는지, 물을 마시는 양이 어느 정도인지, 마른 아이인지 뚱뚱한 아이인지, 소화기의 상태가 어떠한지 등의 전반적인 몸 상태(證)가 더 중요합니다. 다만 축농증은 비염보다는 병의 뿌리가 더 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치료 기간이 더 오래 걸립니다.
☞ 대부분의 중이염이나 축농증은 항생제나 수술없이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축농증을 치료하는 처방은 배농(排膿)과 소염 작용이 뛰어난 갈근(葛根), 길경(桔梗), 석고(石膏)가 포함된 처방을 주로 사용합니다. 축농증의 치료 기간에 대해서 말씀드리면, 급성 축농증은 2주 내외의 한약 복용으로 대부분 치료되는 반면, 만성 축농증은 일반적으로 2개월 이상의 치료 기간이 필요하고 치료 기간도 가변적입니다. 전반적인 치료의 예후는 1-2달 정도 치료하면서 경과를 관찰하면 예상이 가능합니다.
축농증이 심한 경우 수술적 요법을 고려할 수도 있습니다만, 부비동이 미성숙한 어린 아이들의 경우는 발육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성인의 경우 너무나 힘들어서 불가피하게 수술을 선택하셨다고 하더라도, 수술 후에 한방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한 이유는 ☞비염 수술의 경우와 동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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