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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이야기

키다리원장님. 우리 아이 홍삼 먹여도 되나요?

by 키다리원장님 2022. 9. 29.

키다리원장님. 우리 아이 홍삼 먹어도 되나요?

 
일단 말씀드릴 내용은, 단일 약재를 오랜 기간 복용하는 것은 전문가들조차도 매우 꺼리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홍삼이나 인삼은 몸 상태와 상관없이 마구 먹을 수 있는 식품이 아닙니다.
 
허준 선생은 동의보감에서 '인삼은 폐화(肺火)를 동하게 하므로 피를 토하거나 오랫동안 기침을 하거나 얼굴빛이 검고(面黑) 기(氣)가 실(實)하거나 혈()이 허()하거나 음()이 허()해진 사람에게는 쓰지 말고, 사삼을 대신 쓰는 것이 좋다.'고 적었습니다.[각주:1]
 
또한 장산뢰(長山雷) 선생은 본초정의(本草正義)에서 '만약 허열(虛熱)을 치료하는데 인삼을 잘못 사용하면 장작을 지고 불을 끄러 들어가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홍삼을 먹어서 부작용이 없다면 그건 홍삼이기 때문이 아니라 홍삼의 함유량이 매우 적은 무늬만 인삼이기 때문입니다. 홍삼이 몇 퍼센트(%)나 들어있는지 뒤의 성분표를 살펴보세요.
몸 상태에 맞지 않는 사람이 인삼이나 홍삼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두통, 가슴의 두근거림, 번조증, 불면, 설사, 피부의 발진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저도 예전에 공부할 때 '한뿌리'라는 음료(CJ에서 나온 음료)를 체력을 보강한답시고 매일 한병씩 먹었는데요(지금 생각하면 참 어리석었죠), 일주일쯤 지날 때부터 갑자기 번조증이 생겨서 30분도 책상에 앉아있지 못하는 증상이 생겼습니다. 진득하게 공부를 해야하는데 참 난감했죠. 처음에는 왜 그런지 이유를 알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간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인삼이 들어간 음료가 원인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음료를 끊었더니 번조증이 싹 사라졌습니다. 상자에 절반쯤 남은 '한뿌리'들은 결국 모두 버렸죠.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음료에 들어있는 낮은 용량의 홍삼으로도 명확한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는 것입니다.
 
또 기억나는 것이 귀비탕(歸脾湯)이라는 한약을 복용한 적이 있는데, 또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면(不眠) 증상이 생기는 겁니다. 당시 예과생 시절이라 귀비탕에 무슨 약재가 들어가는지도 모르고 얕은 지식으로 그냥 지어서 먹은 겁니다. 선배들과 이야기를 해 보니 귀비탕에 들어있는 인삼이 문제가 되는 것 같다고 해서 약을 중단하니 바로 증상이 없어지더군요.
 
제 몸은 인삼이나 홍삼과는 맞지 않는 것이죠. 이처럼 인삼이나 홍삼은 몸 상태와 상관없이 마구 먹을 수 있는 식품이 아닙니다.
'자기야'에서 이재성 한의사도 적절한 언급을 하신 것 같습니다.
 
https://cdn.pixabay.com/photo/2015/08/21/08/03/traditional-chinese-898567_960_720.jpg
 
이재성 한의사는 
 "홍삼은 만병통치약이 아닙니다. 그리고 한약의 특정한 어떤 약재를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가 않습니다."라며 홍삼에 대한 맹목적 신뢰를 경고하였다.
 
"인공감미료가 들어있는 제품도 많으니 그건 먹지 않는 게 좋습니다."라고 덧붙였고,
 
"먼저 홍삼이 몸에 맞는지 파악하는 게 우선입니다."라며 명쾌한 해답을 내렸다.
 

 

 인삼(홍삼)은 약성이 강한 약재로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먹을 수 있는 식품이 아니랍니다.

 

 

 

  1. 人參動肺火 凡吐血 久嗽 面黑 氣實 血虛 陰虛之人 勿用 代以沙參可也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