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성 발한(손발이 아닌 다른 부위에서 땀이 나는 것)의 문제점이 있고, 교감신경을 절제한 부위(예를 들어 손바닥)에서 땀이 전혀 나지 않아서 피부가 건조해지고 장기간에 걸쳐서 서서히 피부 조직이 딱딱하게 변형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양방의 치료는 근본 치료가 아닌 증상만 억압하는 대증치료입니다.우리 몸에서 땀이 많이 난다면, 그렇게 만드는 특정한 몸의 조건이 있는 것이지요. 땀구멍을 틀어막는 것이 아니라 몸의 조건을 변화시켜야 근본 치료가 됩니다.
예를 들어 고혈압의 경우도, 혈압을 올릴 수밖에 없는 몸의 조건이 있는 것입니다. 단순히 혈압약으로 혈압을 떨어뜨리는 것은 근본 치료가 될 수 없습니다. (물론 응급상황에서는 유용하지요.) 혈압을 올리는몸의 조건을 바꿔야만 근본치료가 됩니다. 한의사들은 그 몸의 조건을 증(證)이라는 한의학의 진단 체계로써 파악하여 처방을 투여하게 됩니다.
▶ 다한증의 한의학적 치료법
참고로 유독 밤에만 땀이 많은 것을 도한(盜汗)이라고 합니다. 도한의 특징은 잠이 들면 땀이 비오듯이 흐르는데, 눈을 뜨면 땀이 싹 멈추는 것입니다. 땀이 너무 많이 흘러서 자다가 잠에서 깨고 수건으로 땀을 닦으면서 자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활동 시에 땀이 많은 자한(自汗)이든 수면 시에 땀이 많은 도한(盜汗)이든 한의학적인 접근 방법은 동일합니다. 그러한 상태를 야기하는 몸의 조건을 살펴서 원인별로 다르게 치료합니다.
저는 다한증을 크게 전신적인 다한증과 국소적인 다한증(손발, 겨드랑이)의 두 종류로 나눠서 접근합니다.
전신적인 다한증의 경우에 주로 사용되는 약물은 황기(黃芪), 석고(石膏), 방기(防己), 치자(梔子) 정도입니다.
황기(黃芪)는 일반적으로체력이 약하고 허약한 사람들이나일시적으로 기운이 많이 떨어져서땀이 많아진 사람들에게 많이 쓰입니다. 우리가 여름에 삼계탕을 끓일 때 황기를 넣어서 끓이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석고(石膏)는 특히소아들의 전신 다한증에 다용됩니다. 속열이 많아서 항상 땀을 많이 흘리고 찬물을 달고 사는 아이들에게 적합합니다.
방기(防己)는몸이 잘 붓는 경향에 쉽게 피로하기 쉬운 여성들의 다한증에 적합합니다. 간찰상 습진에도 많이 쓰이죠.
치자(梔子)는체질적으로 더위를 많이 타고 상기(上氣)가잘 되는 사람, 일부 갱년기 여성의 상열감(hot flush)을 동반한 다한증에 적합합니다.
소아의 다한증에도 마르고 허약한 아이들의 경우와 잘 먹고 뚱뚱한 아이의 경우 치료 방법이 달라집니다. 각 약재별로 대표적인 처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황기제 : 계지가황기탕, 황기건중탕, 황기계지오물탕, 황기작약계지고주탕
석고제 : 백호탕, 백호가계지탕, 백호가인삼탕, 마행감석탕, 월비(가출)탕
방기제 : 방기황기탕, 방기복령탕
국소적인 다한증(손발, 겨드랑이)은 전신적인 다한증과 비교할 때, 정신적인 긴장이나 자율신경의 불안과 관련된 경우가 많습니다. 국소적인 다한증에 주로 사용되는 약물은 복령(茯苓), 시호(柴胡), 황련(黃連)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