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건강 이야기

양방 예방의학 전문의가 쓴 책 <건강검진, 종합검진 함부로 받지 마라>

by 키다리원장님 2012. 12. 26.

 

"질병 예방을 위해 2차 예방법인 검진에 너무 의존하지 말자. 1차 예방이 최선이다.

식단을 조정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자. 모든 질병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지난해 말 문제적인 책 한 권이 출판됐다. 불행히도 이 책은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사라졌다. 예방의학 전문의인 이충원 동강병원 건강관리센터 과장이 낸 <건강검진, 종합검진 함부로 받지 마라>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건강검진은 오진 가능성이 높으며, 불필요한 건강검진은 필요 이상의 의료행위로 이어져 오히려 건강을 해친다는 것이었다. (중략) 

 

책은 먼저 한국과 일본 여성들 사이에 갑상선암의 발생률과 사망률을 살펴봤다.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의 자료를 보면, 2008년 우리나라 여성의 갑상선암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59.5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심지어 일본보다 14배나 높았다. 정작 갑상선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일본과 큰 차이가 없었다(표1 참조).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1985년 핀란드 헬싱키대학은 갑상선암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를 했다. 101건의 부검을 통해 얻은 갑상선을 고정한 뒤 2.5mm 두께로 잘라 현미경으로 관찰해보니, 36개(35.6%)에서 잠재적인 갑상선암이 관찰됐다. 10명 가운데 무려 4명꼴로 갑상선암 ‘환자’였다는 말이다. 주목할 부분이 하나 더 있다. 36개의 갑상선에서 발견된 암 조직은 52개였다. 가장 큰 것은 14mm였다. 암 조직 10개 가운데 8개는 1mm 이하였다. 갑상선 조직을 더 촘촘하게 잘라내서 조사했다면 암 조직을 더 많이 찾아낼 수 있었다. 결국 열심히, 촘촘히 검사할수록 갑상선 환자는 더 많이 늘어난다는 말이다. 갑상선암은 특히 증상이 없어 생존시에는 암이 있는지도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른바 ‘잠재암’ 혹은 ‘가짜암’이라는 말도 자주 듣는다. 따라서 외국에서는 굳이 갑상선암을 찾아 검사하는 경우가 흔하지 않다. 헬싱키대학의 실험은 우리나라 여성이 유독 갑상선암에 자주 걸리는 이유를 일부 설명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여성의 유방 초음파 검사를 할 때 갑상선 초음파를 ‘덤’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중략) 

 

미국 심폐혈관연구소의 마이클 라우어 박사는 “가짜병, 관상동맥 죽상경화증은 미래의 거대한 유행병인가”라고 비꼬는 글을 썼다. 저자인 이충원 전문의의 평가는 더욱 매섭다. “멀쩡한 사람에게 최첨단 고가 장비를 들이대니, 들이대지 않은 사람에 비해 마치 마술처럼 약도 더 처방하게 되고, 위험하고 고가인 검사도 더 받게 되며, 더더욱 위험하고 고가인 시술을 더 받게 되는 것이다. 검사를 하면 할수록 ‘가짜병’을 만들어 멀쩡한 사람을 병자로 낙인찍을 뿐이다.” (중략) 

 

넷째, 검진에서 발견한 질병의 일부는 ‘가짜병’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 갑상선암, 전립선암, 유방암, 콩팥암 등은 진단이 과도한 것으로 유명하다. 암은 대개 응급을 요하는 질병이 아니므로 의사와 잘 상의해서 최선의 관리 방법을 결정하도록 한다.

 

다섯째, 질병 예방을 위해 2차 예방법인 검진에 너무 의존하지 말자. 1차 예방이 최선이다. 식단을 조정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자. 모든 질병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전체 기사 링크 ☞ http://h21.hani.co.kr/arti/cover/cover_general/32160.html

"그러나 암이라고 다 똑같은 것은 아니다. 암에는 3가지가 아니라 4가지의 놈이 있다. '빠르게 진행하는 놈', '천천히 진행하는 놈', '아주 천천히 진행하는 놈',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예 진행하지 않거나 퇴행하는 놈'이다. 조직학적인 여러 특징으로 보아 암은 분명하나, 암이 아예 진행하지 않아 그 상태로 머물러 있거나 아주 천천히 진행하여 암으로 사망하지 않고 다른 원인으로 -예를 들어 뇌중풍으로- 사망할 경우 '가짜병'('pseudo-disease')이라고 한다."